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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계항변과 기판력
    카테고리 없음 2024. 10. 15. 17:11

    법원 바로가기

     

     

     
     

    확정된 종국판결에 있어서 청구에 대한 판결내용은 당사자와 법원을 규율하는 새로운 규준으로서 구속력을 가지며, 뒤에 동일사항이 문제되면 당사자는 그에 반하여 되풀이하여 다투는 소송이 어용되지 아니하며(불가쟁), 어느 법원도 다시 재심사하여 그와 모순 저촉되는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불가반). 이러한 확정판결의 판단에 부여되는 구속력을 기판결 또는 실체적 확정력이라고 한다. 판결서에 표시된 판단 가운데 기판력이 발생하는 부분이 어느 범위까지 미치는가 문제되는자, 이는 당사자가 신청한 사항인 소송물에 관하여 법원이 판단한 범위 내에서 생기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소송물이론과의 관계를 검토해야 한다.

    상계항변의 기판력

    민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은 "확정판결은 주문에 포함된 것에 한하여 기판력이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그 반대해석상 판결이유 중에 판단된 사실확정, 선결적 법률관계, 항변 또는 법률판단에 대해서는 기판력이 생기지 않음이 원칙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항에서 상계로써 대항한 수액의 한도내에서 기판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규정하여 판결이유 중 판단이라도 상계항변의 경우에 기판력을 인정하고 있다. 이는 상계에 쓰인 자동채권에 대하여 별소로 다시 그 존부를 다투게 된다면 전소의 효과가 유명무실하게 되기에 분쟁의 일회적 해결을 추구하는데 그 취지가 있는 규정이다.

    상계항변에 대한 기판력의 인정요건

    가. 자동채권에 관한 요건

    상계항변에 대한 기판력은 어디까지나 자동채권의 존부에 관하여 실질적으로 판단을 한 경우에 한하며, ① 상계항변의 각하(민사소송법 제149조), ② 성질상 상계가 허용되지 않거나, ③ 상계부적상을 이유로 배척된 경우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나. 수동채권에 관한 요건

    판례는 상계 주장에 관한 판단에 기판력이 생기는 것은 수동채권이 소송물로서 심판되는 소구채권이거나 그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우에 한하기 떄문에 수동채권이 동시이행의항변으로 주장된 채권일 경우에는 그러한 상계주장에 대한 판단에 기판력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상계항변의 기판력 발생범위

    1)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가 본소로써 구하는 대여금 또는 분배금 등 청구에 대하여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는 본소에 관한 항변으로 ‘원고의 동업계약상의 주의의무 위반 또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5억 원의 손해배상채권’ 및 2007. 5. 16.자 대여금과 2007. 9. 19.자 대여금을 반대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위 소구채권(수동채권)과 상계를 주장함과 아울러, 위 반대채권의 합계액에 일정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반소로써 구하고 있다.
    2) 그런데 이 사건 이전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분배금 2,0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이하 ‘이 사건 전소’라 한다), 그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의 동업계약상의 주의의무 위반 또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5억 원의 손해배상채권’ 등을 반대채권으로 하여 상계항변을 하였다.
    3) 이 사건 전소의 항소심법원은 청구원인 단계에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 분배금 채권이 존재한다고 판단한 후, 피고의 상계항변에 대한 판단으로 나아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① 원고에 대한 소송비용액 확정금 채권을 반대채권으로 하는 상계항변을 받아들여,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2,805,627원의 소송비용액 확정금 채권을 가지고 있고, 그 변제기인 2014. 3. 19. 그 채권과 원고의 분배금 채권이 상계적상에 있었으므로, 원고의 분배금 채권이 이행지체에 빠진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12. 8. 4.부터 위 상계적상일까지의 지연손해금 채권 및 원금의 순서로 위 2,805,627원과 대등액에서 상계되어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② 그러나 피고가 주장한 나머지 반대채권들은 모두 부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원고가 동업계약상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였거나, 기망으로 인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5억 원의 손해배상채권을 반대채권으로 하는 피고의 상계항변을 배척하였다. ③ 이에 따라 원고의 청구 중 위와 같이 상계로 소멸한 후의 분배금 원금 잔액 18,819,030원과 이에 대하여 위 상계적상일의 다음 날인 2014. 3. 20.부터의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을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11. 13. 선고 2013나35961 판결), 위 항소심판결에 대한 상고가 기각되어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 사건 전소에서 법원이 원고의 분배금 채권 중 위와 같이 소송비용액 확정금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로 소멸하는 것으로 판단한 부분은 그 소송에서 피고가 주장한 위 손해배상채권을 포함한 나머지 반대채권들과 기판력의 관점에서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전소에서 법원이 피고가 주장한 위 손해배상채권을 포함한 나머지 반대채권들이 발생하였다고 보아 원고의 분배금 채권 중 일부와 상계하는 것으로 판단하였을 경우를 가정할 때, 그러한 가정적인 상계적상 시점들의 전부 또는 일부가 위와 같이 실제 상계 판단이 이루어진 소송비용액 확정금 채권에 관한 상계적상 시점인 2014. 3. 19.보다 더 뒤라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전소 확정판결의 이유 중에서 피고가 상계항변의 반대채권으로 주장한 위 손해배상채권을 포함한 나머지 반대채권들이 부존재한다는 판단의 기판력이 발생하는 전체 범위는 위와 같이 상계로 소멸한 후의 분배금 원금 잔액 18,819,030원을 초과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전소에서 상계항변으로 주장된 반대채권들 중 부존재한다고 판단된 위 손해배상채권의 전액(5억 원)에 대하여 그 부존재 판단에 기판력이 발생한다는 취지의 원고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런데 원심은 이 사건에서 원고의 동업계약상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피고의 위 손해배상채권을 반대채권으로 하는 상계항변 및 위 채권을 청구채권으로 하는 반소청구 중 각 2,000만 원 부분이 이 사건 전소 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의 기판력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으나, 원고만이 상고한 이 사건에서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상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원고에게 더 불리한 판결을 선고할 수는 없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가. 반대채권 부존재의 경우

    확정된 판결의 이유 부분의 논리구조상 법원이 당해 소송의 소송물인 수동채권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재를 인정하는 판단을 한 다음 피고의 상계항변에 대한 판단으로 나아가 피고가 주장한 반대채권(또는 자동채권, 이하 ‘반대채권’이라고만 한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상계항변을 배척하는 판단을 한 경우에, 그와 같이 반대채권이 부존재한다는 판결이유 중의 판단의 기판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이 반대채권의 존재를 인정하였더라면 상계에 관한 실질적 판단으로 나아가 수동채권의 상계적상일까지의 원리금과 대등액에서 소멸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었던 반대채권의 원리금 액수’의 범위에서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피고가 상계항변으로 주장하는 반대채권의 액수가 소송물로서 심판되는 소구채권의 액수보다 더 큰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6다46338, 46345 판결).

    나. 2개 이상의 반대채권의 경우

    피고가 상계항변으로 2개 이상의 반대채권(또는 자동채권, 이하 ‘반대채권’이라고만 한다)을 주장하였는데 법원이 그중 어느 하나의 반대채권의 존재를 인정하여 수동채권의 일부와 대등액에서 상계하는 판단을 하고, 나머지 반대채권들은 모두 부존재한다고 판단하여 그 부분 상계항변은 배척한 경우에, 수동채권 중 위와 같이 상계로 소멸하는 것으로 판단된 부분은 피고가 주장하는 반대채권들 중 그 존재가 인정되지 않은 채권들에 관한 분쟁이나 그에 관한 법원의 판단과는 관련이 없어 기판력의 관점에서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으므로, 그와 같이 반대채권들이 부존재한다는 판단에 대하여 기판력이 발생하는 전체 범위는 위와 같이 상계를 마친 후의 수동채권의 잔액을 초과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피고가 주장하는 2개 이상의 반대채권의 원리금 액수의 합계가 법원이 인정하는 수동채권의 원리금 액수를 초과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때 ‘부존재한다고 판단된 반대채권’에 관하여 법원이 그 존재를 인정하여 수동채권 중 일부와 상계하는 것으로 판단하였을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그러한 상계에 의한 수동채권과 당해 반대채권의 차액 계산 또는 상계충당은 수동채권과 당해 반대채권의 상계적상의 시점을 기준으로 하였을 것이고, 그 이후에 발생하는 이자, 지연손해금 채권은 어차피 그 상계의 대상이 되지 않았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가정적인 상계적상 시점이 ‘실제 법원이 상계항변을 받아들인 반대채권’에 관한 상계적상 시점보다 더 뒤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앞에서 본 기판력의 범위의 상한이 되는 ‘상계를 마친 후의 수동채권의 잔액’은 수동채권의 ‘원금’의 잔액만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6다46338, 46345 판결).

     

    상계항변에 대한 상계의 재항변 허용 여부

    소송상 상계항변에 대하여 상대방이 소송상의 상계의 재항변을 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대법원은 원고의 상계의 재항변은 일반적으로 허용할 이익이 없다는 입장이다.

    소송상 방어방법으로서의 상계항변은 통상 수동채권의 존재가 확정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행하여지는 일종의 예비적 항변으로서 소송상 상계의 의사표시에 의해 확정적으로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당해 소송에서 수동채권의 존재 등 상계에 관한 법원의 실질적 판단이 이루어지는 경우에 비로소 실체법상 상계의 효과가 발생한다. 이러한 피고의 소송상 상계항변에 대하여 원고가 다시 피고의 자동채권을 소멸시키기 위하여 소송상 상계의 재항변을 하는 경우, 법원이 원고의 소송상 상계의 재항변과 무관한 사유로 피고의 소송상 상계항변을 배척하는 경우에는 소송상 상계의 재항변을 판단할 필요가 없고, 피고의 소송상 상계항변이 이유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원고의 청구채권인 수동채권과 피고의 자동채권이 상계적상 당시에 대등액에서 소멸한 것으로 보게 될 것이므로 원고가 소송상 상계의 재항변으로써 상계할 대상인 피고의 자동채권이 그 범위에서 존재하지 아니하는 것이 되어 이때에도 역시 원고의 소송상 상계의 재항변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가 없게 된다. 또한, 원고가 소송물인 청구채권 외에 피고에 대하여 다른 채권을 가지고 있다면 소의 추가적 변경에 의하여 그 채권을 당해 소송에서 청구하거나 별소를 제기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원고의 소송상 상계의 재항변은 일반적으로 이를 허용할 이익이 없다. 따라서 피고의 소송상 상계항변에 대하여 원고가 소송상 상계의 재항변을 하는 것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3다9596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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